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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근 칼럼] 법제처는 대통령의 변호사 사무실이 아니다

조원철 법제처장 발언, 대한민국 법치주의의 위기 신호

더뉴스코리아 | 기사입력 2025/10/27 [13:52]

[김성근 칼럼] 법제처는 대통령의 변호사 사무실이 아니다

조원철 법제처장 발언, 대한민국 법치주의의 위기 신호

더뉴스코리아 | 입력 : 2025/10/27 [13:52]

▲ 더뉴스코리아 회장  © 더뉴스코리아


조원철 법제처장 발언, 대한민국 법치주의의 위기 신호

 

최근 조원철 법제처장의 발언이 대한민국 법치주의의 근간을 뒤흔들고 있다. 그는 국정감사장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직면한 5개의 재판, 12개의 혐의는 모두 무죄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 한마디는 단순한 개인 의견이 아니라, 국가의 법 해석 최고기관 수장이 법적 판단을 미리 선포한 것으로서, 우리 헌법 질서에 심각한 파문을 일으켰다.

 

무엇보다 현재 진행 중인 사건들에 대해 공직자가 ‘모두 무죄’라고 단정하는 것은 사법절차의 존중 원칙을 정면으로 위반한 행위다. 재판은 증거와 법리에 따라 법원이 판단하는 영역이다.

그런데 법을 해석하고 행정입법을 자문하는 법제처장이 대통령의 혐의 사건에 관해 ‘무죄 확신’을 공언했다면, 이는 명백히 공직자의 중립 의무를 저버린 발언이다.

 

조 처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사법연수원 동기이자, 대장동·백현동 사건 등 대통령 관련 재판의 변호를 맡았던 인물이다. 그런 그가 공적 자리에서 “무죄”를 확언한 것은 이해충돌의 전형적 사례다. 이런 인사가 법제처를 이끌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국민의 법적 신뢰는 무너진다.

법제처는 대통령 개인의 방패막이가 아니라, 국가 전체의 법적 기준을 세우는 기관이다. 그럼에도 이번 발언은 법제처를 마치 대통령의 ‘사설 변호사 사무실’로 전락시킨 듯한 인상을 주고 있다.

 

조 처장은 또한 헌법상 명시된 “대통령의 연임 금지” 조항에 대해서도 “국민이 결단할 문제”라고 답했다. 이것은 헌법 정신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위험한 발상이다. 헌법은 권력의 남용을 막기 위해 대통령의 연임을 금지하고 있는데, 이를 ‘국민 결단’으로 돌린다면, 헌법 해석의 최종 책임자가 권력자의 이해에 따라 헌법을 임의로 바꿀 수 있다는 뜻이 된다.

이것이야말로 법치주의의 붕괴 신호다.

 

이재명 정부는 들어선 이후 줄곧 사법부·검찰·헌재 인사를 친여권 중심으로 재편하며 사법적 견제 장치를 약화시키고 있다. 최근에는 대법원과 헌법재판소에 대한 공격이 노골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조희대 대법원장을 비롯한 사법부 인사에 대한 여권의 비난은 단순한 감정이 아니라, 향후 재판 결과에 영향을 미치려는 정치적 압박의 일환으로 보인다. 이러한 상황에서 법제처장의 “모두 무죄” 발언은 이재명 대통령의 법적 리스크를 방어하기 위한 사전포석처럼 들린다.

 

더 큰 문제는 이런 행태가 국민의 인식 속에서 “법은 권력의 도구”라는 냉소를 심화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법은 국민을 위해 존재한다. 하지만 지금의 권력 구조 아래에서는 법이 국민을 심판하기보다 권력을 보호하는 방패로 사용되고 있다. 법이 권력의 하녀가 되는 순간, 정의는 사라진다.

 

이재명 대통령이 진정으로 무죄를 믿는다면, 정치적 언론전을 통해 국민을 설득하기보다, 법정에서 증거와 논리로 무죄를 입증해야 한다. 그것이 법치국가의 지도자가 취해야 할 정당한 길이다. 또한 대통령은 공직에 개인적 인연의 변호사들을 임명해선 안 된다.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정부는 개인의 ‘사설 로펌’이 아니다. 법제처장이 대통령의 개인 변호인으로 비춰지는 순간, 국민은 법의 공정성을 신뢰할 수 없게 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미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에서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을 받았다. 이는 대법원이 사실상 “법리상 유죄 가능성이 높다”고 본 판단이다. 그런 상황에서 대통령 측 인사가 사법부를 공격하고, 법제처장이 무죄를 단정한다면 이는 명백히 사법 질서에 대한 도전이다. 혹자는 여권이 이러한 흐름을 바탕으로 향후 사법부 인사를 친여 중심으로 재편하거나, 나아가 ‘4심제’ 도입을 통해 재판을 지연시키려는 포석이라고 분석한다. 만약 그 우려가 사실이라면, 이는 헌법을 흔드는 위험한 시도다.

 

조원철 처장은 즉각 사퇴해야 한다. 공직자는 법과 헌법에 충성해야지, 대통령의 개인적 이해에 충성해서는 안 된다.그의 발언은 단순한 실언이 아니라, 국가 법체계의 균형을 위협하는 심각한 일탈이다. 법제처가 대통령의 사유물이 아니라, 헌법 수호 기관으로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그의 퇴진이 불가피하다.

 

이재명 대통령 또한 스스로를 성찰해야 한다. 대통령에게 국민이 기대하는 것은 완벽한 도덕성이 아니다. 그러나 최소한의 공정함, 법 앞에서의 겸손함은 요구된다. 국민은 “도덕적으로 흠결이 있었지만 나라를 위해 헌신한 대통령”을 기억하지, “권력으로 법을 덮은 대통령”을 기억하지 않는다. 윤석열 정부를 “검찰공화국”이라 비판하던 이재명 대통령이 이제 “변호사공화국”을 만들고 있다는 조롱이 들린다. 이것이야말로 국민에게 가장 큰 실망을 주는 대목이다.

 

이명박 정부가 실무적 성과에도 불구하고 국민의 신뢰를 잃었던 이유는, ‘도덕적 완벽함’을 가장하며 국민을 설득하려 했기 때문이다. 이재명 대통령 역시 그 전철을 밟지 않길 바란다. 지금 필요한 것은 권력의 방어가 아니라 법의 회복이다. 조원철 법제처장의 발언은 단순한 개인의 실수로 치부할 수 없다. 이는 대한민국 법치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음을 알리는 위기 신호다.

 

자유대한민국의 미래는 공직자의 한마디에 달려 있지 않다. 그러나 그 한마디가 법과 원칙을 무너뜨릴 때, 국민은 침묵하지 않는다. 국민이 묵인할 때 독재는 시작되고, 국민이 침묵할 때 법치는 사라진다. 이제는 권력의 눈치를 보는 법이 아니라, 법의 눈치를 보는 권력이 되어야 한다. 그것이 진정한 민주주의의 시작이며, 자유대한민국이 지켜야 할 마지막 자존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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